제가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간혹 초기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신 분들도 비수술 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내원하시기도 합니다.
이미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 단계에서는 비수술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술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그래도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수술을 누구로부터 받아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수술을 잘하시는 선생님을 직접 추천해 드릴 수는 없지만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방법을 비교하여 어떤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물론 오늘 설명드릴 내용 외에 환자의 개인차에 따라 구조적 차이나 다른 합병증 발생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개인에게 맞는 수술 방법을 찾아야 하므로 수술할 집도의와의 충분한 상담은 필수입니다.
위 논문은 의학계 최고 권위지인 NEJM에 2018년 발표된 내용으로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수술을 할 때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 침습수술 방법과 전통적인 개복수술 방법을 비교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복강경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 방법은 개복수술에 비해 수술 중 출혈이 적고 입원기간이 짧아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자주 선택되고 있는 수술방법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후향적 연구 결과를 보면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이 장기간 생존율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었지만 긍정적인 연구는 이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전향적으로 수술 후 환자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위 표는 본 연구에 참여한 총 631명의 특성을 나타낸 표입니다.
자궁경부암 IB1기로 진단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비율적으로 편평상피세포에 발생한 자궁경부암이 선암보다 약 2.5배 많았습니다.
예상대로 수술 후 입원 기간은 복강경 수술의 경우 약 3일이었던 반면 개복 수술은 평균 5일의 입원 기간이 걸렸습니다.
참여한 총 환자 수는 631명으로 이 중 319명은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을 받았고 312명은 개복 수술을 받았습니다.
위 표는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의 재발 및 생존율에 관한 데이터입니다.
개복수술의 경우 312명 중 주변부 재발이 4명 있었고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2명 발생했습니다.
한편 복강경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의 경우 319명 중 18명에게서 주변부 재발이 발생했고 14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최소침습수술이 개복수술인 경우보다 재발률 및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이전 연구와 상반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동안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 수술이나 재발률 및 사망률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정작 긍정적인 연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복강경 수술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습니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사이의 치료 결과에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있었지만 정작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전의 연구의 추적 관찰 기간이 짧았다는 점과, 두 비교 군과의 차이를 정확히 컨트롤 못한 논문도 있었던 점, 또 후진적 연구이므로 너무 옛날 수술한 사람들까지 분석에 포함되어 수술 방식의 변화와 발전 등을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을 논문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저도 조금 당황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잘 설계된 전향적인 연구인,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군 사이에 종양의 상태에 통계적으로 큰 차이 없이 무작위로 두 군에 할당된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 연구 논문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수술의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개인차에 크게 두가지 수술 방법 중 하나만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집도 의사의 경험과 판단에 의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추천하고 있는 만큼, 외과 의사와 면밀한 상담을 통해서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